아들을 키운다는 것: 마음을 가르치는 엄마의 용기

Ayuni's son, Khaleeli
Ayuni Ayatillah

제 아들 칼리리(Khaleeli)는 곧 세 살이 됩니다.

여느 아이들처럼 칼리리도 세상의 세세한 모든 것을 흡수하며 놀랍도록 피어나고 성장하고 있지요.

칼리리는 그 자체로 아름다운 아이입니다. 표현력이 뛰어나고, 몸을 움직이는 거친 놀이를 본능적으로 즐기며, 자신만의 사고방식을 확실히 만들어가고 있어요.

그리고 주변의 어른들이 하는 모든 행동을 따라하는데 여념이 없답니다. 바닥 청소 같은 집안일도 말이지요.

그 모습을 보고 아이의 할머니께서 “칼리리, 빗자루를 내려놓으렴. 집안일을 좋아하는 걸 보니 꼭 여자아이 같구나!”라고 하시더군요.

이 말은 천둥처럼 제 마음에 울려 퍼졌습니다.

칼리리는 아직 어린 아이인데, 나이가 들수록 이런 말을 많이 들을 것이 분명하다는 사실을 깨달았거든요.

저는 이런 부류의 말들에 진저리를 느낍니다. 제 아들이 집안일을 돕고 싶어 하는 것이 뭐가 문제라는 건가요?

우린 왜 아직도 모든 것을 성별에 따라 나누는 걸까요? 우린 왜 아직도 성별에 따른 말도 안 되는 기대들로 아이들에게 압박을 주는 걸까요?

이런 것들이 처음부터 상관이 없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남자아이들에게 “남자답게 굴어”라고 하는 말, 얼마나 자주 들으셨나요? “사내아이는 다 그렇지”, “사내아이는 울지 않아”, 그리고 “눈물은 약한 사람만 흘리는 거야”라고 하는 것도요.

너무 많이 들어서 셀 수 없을 정도라면, 이런 메시지가 우리 사회에 위험할 정도로 지나치게 포화한 상태라는 것을 뜻합니다. 이런 말들이 우리 아이들의 사고에 무의식적인 독으로 작용해서, 남자다워야 한다는 왜곡되고 부당한 기대를 주입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Photo: Unsplash

고등학생 시절, “삶의 기술”이라는, 살아가는 데 있어 모두가 알아야 할 필수적인 기술들을 배우는 교과목이 있었습니다. 그 과목 안에서 각자 전문 분야를 선택해야 했는데, (제 절친한 친구 한 명을 포함한) 두 명의 남자애들만 요리와 바느질 수업을 용기를 내 신청하더군요.

고정관념을 깨고 여자들만의 것으로 여겨져 왔던 분야에 멋지게 도전하는 그 두 명을 자랑스럽게 생각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하지만 아차, 며칠 후 수업을 그만두더군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 두 명이 수업을 그만둔 것이 정말로 흥미를 잃어서인지 아니면 “남자애들은 요리하거나 바느질을 하면 안 된다”는 또래의 압력 때문이었는지 궁금합니다. 전 아마 후자였을 거라 생각해요.

남자들은 “여성스럽다”나 “퀴어”라는 수식어가 붙거나 약하다는 인상을 보이는 것이 두려워 자기 안의 자상하고 온정적인 면을 종종 억제하고, 결과적으로 자신의 감정들과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감정까지 잘 이해할 수 없게 돼버립니다.

감정을 누르고 (자신과 타인의 희생을 감수하면서까지) 힘과 권위를 자랑하고 금전적 성공을 이루는 것이 “진짜 사나이”라고 정의하는 세상에서, 남성성에 대한 고정 관념은 우울증의 증가와 심지어 자살로 이어질 정도로 남자들에게 심각한 압력을 주고 있습니다.

오늘날 남성 우울증은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더 슬픈 사실은, 많은 남성들이 평생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음에도 이를 인지하고 치료를 받고자 하는 능력조차 갖추고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최근에 발표된 런던 웨스트민스터 대학의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사회적 기대 때문에 남성들은 정신 건강에 대한 이해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고 여성보다 우울증의 증상을 잘 감지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그들이 감정적으로 단절되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만약 그렇다면, 우리 아들들이 이렇게 되어도 괜찮은가요?

저는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Photo: Mi Pham (Unsplash)

“나 혼자서 세상을 바꿀 수는 없지만, 물에 돌을 던져 무수한 잔물결을 만들 수 있습니다.”

– 테레사 수녀

테레사 수녀님의 이 현명한 말씀에 담긴 정신을 따라, 저와 같은 어머니들이 우리들의 사랑스러운 아들들을 키우면서 얼마나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상상해봅니다.

먼저 우리의 아들들이 더욱 숭고한 마음가짐을 가지도록 키워내는 것이 그 시작입니다. 그들이 감정적으로 충족된, 더 행복한 남자들로 자랄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우리 아들들도 감정을 쏟아내고 싶을 때가 생길 것입니다. 우리가 딸을 안아주고 위로하는 것처럼, 아들에게도 똑같이 해주세요. 눈물을 흘리는 것은 약한 것이 아니라 짜증과 슬픔이 녹아 흐르게 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마음의 여유를 만들어주거든요.

물론 자기 행동에 책임을 지는 법을 배워야 하므로 외출금지령을 내리거나 벌을 주는 것을 가볍게 여기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 아들들이 세상에 대해 지레짐작한 채 표류하도록 두지 마세요. 그리고 그들이 우리를 통해 세상을 배울 수 있도록 꼭 보듬어주세요.

우리 아들들에게 주고받는 법을 가르쳐주세요. 먼저 집안일에 참여하는 것에서부터 말이죠. 빗자루를 쥔다고 덜 남자다운 것도 아니고 가사를 돕는다고 여자애가 되지도 않는답니다. 자기가 어지럽힌 것을 자기가 치우는 습관은 평생 남아, 나중에 나이가 들어서 아들만이 아니라 그들의 배우자 또는 인생 파트너도 고마워할 거예요.

우리 아들들에게 한없이 사랑을 표현해주고 따뜻한 연민을 베풀어주세요. 충분히 받은 만큼 더 많이 표현하고 베풀게 되거든요.

우리 어머님들에게는 변화를 가져올 힘이 있답니다.

함께 잔물결을 일으키지 않을래요? 우리 아들들은 그만한 가치가 있으니까요.

(번역: 트렌스데믹스 권신애 번역가)

Ayuni Ayatillah
Ayuni is a freelance writer and mother of two based in Malaysia. She writes about parenting and women’s issues on her blog, Mommy Confessionals. ✿ 아유니는 말레이시아에서 활동하는 프리랜서 작가이자 두 아이의 엄마입니다. 블로그 ‘Mommy Confessionals’에 육아와 여성 이슈에 대해 기고하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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